빌딩 투자자의 고민, 기회가 되다.
서울 종로구 호수빌딩은 모 부동산펀드에서 투자목적으로 2013년에 매입한 빌딩이다.
광화문과 종각역 사이의 양호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중층부와 상층부의 공실은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했고 투자자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13개층 중 5개층의 공실을 신속히 해결해내야 했던 펀드매니저는 크레던스를 찾았고 해결책에 대해 논의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라는 반가운 손님


크레던스는 신사역 ‘W오피스’라는 비즈니스센터를 오픈하고 안정화시키고 여러 해를 운영하면서 소기업, 개인사업자를 위한 보다 진보된 공간, 새로운 포맷의 차세대 공간을 연구하고 있었다.
당시 해외에서 노마드(nomad)들의 힙한 업무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던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에 주목하고 국내 적용을 위한 실제적 관찰과 실험을 위해서 크레던스 본사 사무실을 공유형으로 재배치했다. 이곳을 테스트베드(testbed)로 삼고 공동 사용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불편 요인을 하나하나 체크하고 있었다. 코워킹 스페이스 기획과 운영안을 완성해가던 2014년 여름 어느 날 크레던스 대표와 호수빌딩의 공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했던 펀드매니저가 만나 서로의 접점을 찾게 된다.

신개념이 현실 앞에서 부딪히게 되는 것들

멋진 인테리어도, 신개념 공간포맷도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인테리어를 더 멋지고 더 고급스럽게 할수록 공사비는 치솟고 신개념일수록 실 사용자는 어색해하며 입주를 꺼린다. 소기업, 프리랜서, 개인사업자들은 업무공간에 대한 월비용을 대개 낮게 잡는다. 더구나 호수빌딩은 한 개층의 규모와 평면의 형태, 3개의 출입구, 화장실 위치, 창 배치 등 문제로 코워킹 스페이스를 효율적으로 펼치기에 불리한 점이 많았다. 당시 우리보다 앞서 유명 비즈니스센터 브랜드에서 이곳에 레이아웃을 그리며 출점을 기획하다가 임차를 포기하기도 했던 빌딩이다.

코워킹 스페이스 공간설계

우리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공간 솔루션을 냈다. 공사비를 비롯한 제반 투자비의 절감,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identity) 구축, 건물과 평면상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제반 디자인 솔루션 등 모두 크레던스의 손으로 직접 해결했다. 운영을 맡게 될 회사로서 기본 기획, 스케치로부터 레이아웃, 벽 천정 바닥의 마감, 각 공간의 세부설계, 가구디자인, 냉난방 공조시스템의 계획까지 공간 모든 영역을 아울러야 했다. 만약 당시에 국내에 잘 알려지지도 않은 이런 신개념 공간포맷과 디테일을 인테리어회사에 대부분 맡겼다면 시간과 비용이 마지노선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판단 되었다. 가구와 조명, 그래픽디자인, 통신보안, 건축물 용도변경까지도 크레던스에서 모두 계획하고 직발주 구조로 전체를 이끌고 가야 했다.

2014년 당시의 최초 기획 스케치는 이러했다.

사용자를 꼼꼼하게 배려한 디테일 디자인

코워킹 업무공간에는 기성가구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 더 많았다. 롱테이블 공간의 대규모 세미나장소로의 전환, 각종 회의형태를 담을 수 있는 회의실 시스템과 회의실 분할을 위한 이동식 벽체 시스템, 시선처리를 위한 파티션, 데스크단위 사용자를 배려한 요소요소의 수납기능, 다양한 인원수 구성에 부응하는 데스크 그루핑, 내방객 대기공간과 휴게공간, 전화통화를 위한 폰부스 등 열거하기에 수많은 디테일 요소들을 이 공간에 접목시켰다.

공간 브랜드 아이덴티티

그리고 이 공간의 이름도 지어주었다. 작지만 강한 슈퍼 강철로켓, 그들의 장소. 소기업, 개인사업자들, 1인기업들이 해당 업계에서 슈퍼 강철로켓이 되어 비상하기를. 더 이상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로 소기업들이 위축되거나 손해보지 않고 바위들과 대등하기를.
이런 우리의 희망과 의지를 담아 이곳을 ‘슈퍼에그 플레이스(Super Egg Place)라고 했다.

슈퍼에그가 탄생하기까지 쌓아왔던 것들

2015년 1월 15일. 슈퍼에그플레이스가 공사를 모두 끝내고 오픈한 날이다. 그때까지 우리나라에 본질적인 의미에 충실한 코워킹스페이스는 없었다. 펀드매니저를 비롯하여 공사협력업체, 크레던스를 응원하는 많은 분들이 찾아왔다. 방문한 모두가 감탄을 자아냈다. 처음 디자인한 것 아니냐고 묻는다. 코워킹스페이스는 처음이지만 이미 준비하며 연구가 되어 있었고, 이미 다른 빌딩과 공간에서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에 관련된 여러 프로젝트를 경험해왔다. 가구전시장을 오피스로 만든 일, 낡은 여인숙을 부띠끄호텔로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공사를 완결한 일, 낡은 건물의 외관(파사드)를 다시 단장한 일, 비즈니스센터 W오피스를 기획하고 운영했던 일 등 그간의 경험과 새로운 공간에 대한 연구와 준비를 꾸준히 해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단순한 세입자가 아닌 임대인이 신뢰하는 공간운영사로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과 공간을 채우고 활성화시키고 결국 안정된 운영상태로 끌어올리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이 일을 기획하고 벌인 운영사의 몫이다. 건물 소유자인 펀드측에서는 우리를 신뢰했고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격려했다. 임대인인 펀드측과 임차인이자 전대인인 우리가 서로 약속을 지키며 신뢰하고 격려하는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되었고 꾸준히 지속되어갔다. 우리는 인테리어회사가 아니고 공간을 기획하고 만들어내며 활성화 해내는 회사이다. 우리는 우리의 역할을 다해냈고 결국 운영은 안정 궤도에 올랐다. 때마침 이곳 슈퍼에그 플레이스가 TV드라마 촬영장소나 광고 촬영장소로 사용되기도 했고, 잡지에 실리기도 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공사가 끝났다고 끝난 게 아니다. 슈퍼에그 플레이스가 어떻게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며 소기업, 프리랜서, 개인사업자들이 만족해 하는 업무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지, 운영사, 크레던스는 어떻게 운영하며 해가며 공간을 진화시키고 있는지, 이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있다.

다음 편에서 들려드리고자 한다.